오서산(烏棲山-790m)은 충남 서해안에 인접한 산 중 제일 높은 산이다. 그래서인지 예부터 이 산을 두고 뱃사람들은 항로를 확인하는데 중요한 위치 정보로 활용하여왔다. 내포지역 지형의 특성상 주변은 낮은 언덕과 평지가 발달해 있기 때문에 해발고도 800m가 채 되지 않는 산임에도 바다에서 뚜렷하게 확인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서해를 오가는 뱃사람들의 등대 역할을 하고 있는 이 산은 억새풀로 유명하다.
정상 능선부에 펼쳐진 약 1.3km 구간의 억새밭은 가을로 접어들면서 그 자체로 장관을 이루어 산을 좋아하는 사람은 물론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 산이기도 하다. 그리고 평원을 이루지 않고 능선을 따라 길게 형성돼있는 특이한 억새밭의 풍치가 더욱 매력적이어서 색다른 맛에 찾는 사람 또한 많다. 또 높낮이가 유순하여 마냥 걷고만 싶은 이 능선 길은 억새 너머로 보이는 서해의 풍광이 특히 매력적이어서 더욱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런가 하면 이 산은 보령시 청라면 장현리의 장현 저수지의 상류를 이루고 있는 명대계곡이 있다. 발원지부터 저수지까지 약 2.5km. 오서산의 동쪽 자락 골짜기에 형성된 이 계곡의 상류는 급한 경사면을 흐르고 있다. 바위가 지천인 국립오서산휴양림 내 계곡 상류는 여름이면 물가에 앉아서 계곡의 바위 사이로 흘러내리는 물살을 바라보며 물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더위를 잊는다. 작은 폭포를 연상시키는 계곡의 바위와 바위 사이. 서너 명은 족히 들어가 앉을만한 웅덩이가 많아 가족과 연인들이 오붓한 시간을 보내기에 제격이다.
오서산 등산의 명코스, 자연휴양림코스
오서산 등산코스는 보령시 정소면에 3개소의 기점이 있고, 이웃하고 있는 청라면에 오서산자연휴양림을 기점으로 하는 보령 오서산 등산의 대표 코스가 있다. 먼저 청소면에 소재하고 있는 오서산 등산 기점을 보자면, 청송사에서 시작하여 아차산을 경유 오서산 정상에 오르는 편도 4km의 코스를 비롯하여 강산암골 코스와 성연리 산촌문화회관 코스 등이 있다.
청라면에 소재하고 있는 오서산자연휴양림을 기점으로 하는 등산코스는 우선 주차장과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이용하기 좋다. 계곡 좋기로 유명한 명대계곡을 끼고 산행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중요 산행 포인트, 게다가 산을 오르다 보면 마음이 편해지는 아담한 절집이 있어 좋다. 산행을 마치고 휴양림의 숲에서 삼림욕을 즐길 수 있는 것 또한 매력 포인트로 점찍어둘만하다.
장현 저수지 주차장에서 휴양림매표소까지 0.78km
오서산자연휴양림에서 시작하는 등산은 휴양림으로 징입하기 전 0.78km 전방에서 시작한다. 이곳에 오서산을 찾는 등산객을 위해 공중화장실 등 편의시설을 갖춘 주차장을 따로 조성해놓아 이용하기 편리하다. 주차장에서 시작해서 정상까지의 거리는 2.8km. 가벼운 산행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거리다.
오서산 주차장에서 정상까지 2.8km의 거리를 좁히며 고도를 578.6m를 높여야 한다. 휴양림 매표소까지, 0.78km의 구간을 두고 90.8m의 고도를 높이는 이 구간은 포장도로를 따라 걸으며 본격적인 산행의 시작을 준비하는 워밍업코스로 활용하면 한결 여유로운 산행을 즐길 수 있다.
매표소에서 월정사까지 0.54km
휴양림 매표소 앞에서 왼쪽으로 길을 잡아가면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비포장길로 바뀌는가 싶은데 이내 산길로 접어든다. 0.54km의 거리를 두고 122.7m의 고도를 높여야 하는 이 구간은 주차장에서 매표소까지 걸었던 여유로운 길과는 달리 월정사까지 비교적 가파른 길이 이어진다. 다만 꾸준히 이어지는 비탈길이 아니어서 가파른 구간을 지나면, 계속 걸으며 숨 고르기에 좋은 평탄한 길로 이어지기가 반복되는 길이어서 지루하지 않은 구간이다.
월정사에서 능선쉼터까지 0.76km
월정사에서 오서산 정상부의 송신탑 500m 전방은 자락길을 오르다 정상부를 앞둔 능선 지점이다. 이곳까지 0.76km의 구간은 처음 월정사에서 임도까지 0.35km의 거리를 두고 70m의 고도를 높이는 매우 완만한 구간을 지나면, 나머지 0.41km의 거리를 두고 115m의 고도를 높이는 가파른 구간을 올라야 한다. 주차장에서 매표소까지, 매표소에서 월정사까지, 월정사에서 임도까지, 임도에서 능선 쉼터까지. 이렇게 적당한 거리를 두고 계단식으로 완급이 교차하는 등산로가 여유로운 산행의 묘미를 더해준다.
능선 쉼터에서 송신탑까지 0.50km
능선 쉼터에서 산의 정방부인 송신탑까지 0.50km의 거리를 좁히며 170m의 고도를 높여야 한다. 전체적으로 급한 경사면을 지나게 되어 지구력을 요하는 이 구간을 지날 때 가끔은 뒤도 돌아보자. 급하게 고도를 높이기 때문에 오를수록 달라지는 풍경에 발길이 멈추지 않을 수 없다. 오를수록 산 아래 청라면과 청소면 일대의 풍경이 변화되어 시선을 사로잡기 때문이다.
송신탑에서 정상까지 0.22km
송신탑은 오서산 정상부의 능선이 시작되는 곳이다. 보령시의 남서부의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는 이곳은 보령시 전경을 볼 수 있는 전망 좋은 곳이다. 보령댐, 성주산, 보령시, 무창포해수욕장, 죽도관광지, 대천해수욕장, 대천항, 외연열도 등 대천의 명소가 두루 조망되는 이곳에 실사 파노라마 안내판이 설치되어있어 조망을 즐기기에 좋다.
송신탑에서 정상까지 0.22km 구간은 하늘 길을 걷듯 좌우 어느 곳 막힘없는 풍광을 즐기며 마냥 걷고만 싶은 길로 이어진다. 능선 주변을 무성한 갈대가 수놓고 있다. 충남의 명산이자 민족의 영산인 계룡산의 자연성릉이 장쾌하고 힘이 넘친다면, 오서산 주능선은 어머니의 품처럼 포근하고 보드랍다. 총 1.3km의 완만하고 푸근하게 이어지는 능선 길의 오름과 내림은 굳이 억새의 서정과 멋이 아니어도 반하여 즐기기에 충분하다.
정상에서 휴양림 하산로까지 0.20km
정상에 다가갈수록 무성해지는 억새 숲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주능선의 풍광을 마냥 즐기며 올라선 오서산 정상은 산의 동부와 북부의 호방한 풍광을 내어놓는다. 거침없이 펼쳐지는 내포의 중산간지방의 풍광이 거기에 있었다. 오서산 일몰 감상의 포인트이기도 한 정상을 뒤로하고 오서산 자연휴양림으로 이어지는 갈림길까지 0.20km의 구간도 가는 길 내내 억새 너머로 내포의 내륙과 해안 풍경이 양옆으로 펼쳐진다.
능선 갈림길에서 휴양림 임도까지 1.22km
오서산자연휴양림으로 내려서는 능선부는 해발 783.6m, 휴양림 임도로 내려서기까지 1.22km의 구간을 좁히며 336.8m의 고도를 낮추는 구간이다. 능선 갈림길에서 하산을 시작하여 두 번째 갈림길까지 0.77km 구간은 205m의 고도를 낮추는 구간으로 급한 경사면을 지난다. 처음 갈림길은 이정표가 없으니 오른쪽 길을 이용해야 한다. 이곳에서 12시 방향으로 길을 잡으면 휴양림 반대편으로 길이 어긋나기 때문이니 주의할 것. 0.22km 전방 갈림길은 이정표가 잘 되어있어 길 잃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두 번째 갈림길에서 휴양림으로 길을 잡으면 0.45km의 거리를 두고 131.8m의 고도를 낮추는 구간이 기다린다. 힘든 구간 없이 완만한 경사면을 따라 난 길은 참나무가 주종을 이루는 숲 속으로 이어진다.
임도에서 매표소까지 0.20km
임도에 내려서면 휴양림까지 이어지는 임도를 따라 1.4km의 거리를 두고 141m의 고도를 낮추는 구간이 기다린다. 이 구간에서는 오서산자연휴양림의 아름다운 오솔길을 걸으며 하산의 여유로움을 누릴 수 있다. 구불구불 산모퉁이를 돌고 돌아 숲속의 집을 지나며 그곳의 풍경을 즐기는 것만으로 행복한 산행을 마칠 수 있다.